본문 바로가기
행복학교

소소한 행복이 느껴지지 않는 날, 억지로 감사하지 않고 내 마음을 그대로 바라본 하루 『행복학교』 제16편

by 등대섬 2026. 8. 23.

오늘의 한 문장

행복을 찾지 못한 날에도 실패한 것은 아니다.
오늘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이 오늘 내 마음의 솔직한 대답이다.

 

 

오늘은 조금 이상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행복학교』를 시작하면서 저는 일상 속 아주 작은 것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있습니다.

시원한 바람에 조금 더 머물러보기도 했고, 미뤄두었던 일을 끝내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의 수고를 알아봐 주는 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날에는 실제로 마음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오늘의 답을 먼저 말하면 아주 간단합니다.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답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행복을 공부하는데 행복을 발견하지 못했다니 말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히려 이 경험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행복학교』에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하루에서 ‘괜찮았던 것’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번에 해본 것은 아주 단순한 실험이었습니다.


하루를 보내고 나서 특별히 좋았던 사건을 제외한 뒤,
“그래도 오늘 하루 중 괜찮았던 순간 하나는 없었을까?”
하고 찾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첫날에는 마침 기분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요즘 상황과 달리 모처럼 일이 잘 풀린 날이었습니다.


당연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평범한 하루 속에서 미처 몰랐던 행복을 발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좋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그 순간부터 좋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 날 다시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한 사건은 모두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하루 속에서 괜찮았던 것을 찾아보았습니다.


생각하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에어컨이 시원했습니다.
밥도 괜찮았습니다.
하루를 별 탈 없이 보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편안했습니다.
잠시 앉아서 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을 특별히 좋다고 느끼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좋은 것이 있었다’와 ‘좋다고 느꼈다’는 달랐습니다

이번 경험에서 제가 가장 크게 발견한 것은 이것입니다.
좋은 조건이 존재하는 것과 그것을 내가 좋다고 느끼는 것은 반드시 같지 않았습니다.


에어컨이 시원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밥을 먹을 수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집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것들을 하나씩 적어놓으면 분명 고마운 일들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제 마음에
“참 좋다.”
“행복하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였구나.”
하는 감정이 특별히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잠시 고민했습니다.
이것들을 그래도 행복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그러다가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끼지 않은 것을 느꼈다고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행복에도 모범답안이 생기면 힘들어진다

우리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이런 말을 자주 접합니다.


작은 것에 감사하라.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하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라.


물론 좋은 말입니다.
실제로 그런 태도가 도움이 되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매일 똑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날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무척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날에는 같은 커피를 마셔도 아무 느낌 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어떤 날에는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지만, 어떤 날에는 그냥 평범하게 하루가 끝났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행복해지기 위해
“이 정도면 행복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행복을 찾으려고 시작했던 일이 오히려 또 하나의 숙제가 됩니다.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고 나를 평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런 생각을 조금 했습니다.


‘내가 감성적으로 무딘 것일까?’
남들은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행복해한다는데 나는 왜 별다른 느낌이 없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섣부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경험에서는 분명히 마음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뤄두었던 작은 일을 끝냈을 때는 홀가분했습니다.
하기 싫은 일을 미루지 않고 먼저 해놓았을 때는 뿌듯하고 상쾌했습니다.


상대방의 수고를 구체적으로 알아봐 주었더니 그 사람의 표정과 태도가 달라졌고, 저 역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일에는 마음이 움직였고, 어떤 일에는 움직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굳이 ‘감성이 무디다’고 평가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행복은 발견하는 것일까, 만들어가는 것일까?

이번 경험은 제게 또 다른 질문을 남겼습니다.
가만히 앉아 좋은 것을 찾아보았을 때보다 직접 무언가를 했을 때 마음의 변화가 더 분명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직 답은 모릅니다.
몇 번의 경험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행복학교』에서 직접 해본 경험을 놓고 보면 작은 힌트 하나는 보입니다.
생각만 했을 때보다 행동했을 때 마음이 더 잘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하기 싫은 일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미뤄둔 일을 직접 끝냈습니다.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상대방의 수고를 구체적으로 알아봐 주었습니다.


그때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반면
“오늘 좋은 것이 무엇이었지?”
하고 생각해서 찾아냈을 때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어떤 사람에게 행복은 가만히 앉아 발견하는 것보다 작은 행동을 통해 만들어가는 쪽에 더 가까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아직은 가설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직접 더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냥 두어도 됩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제가 얻은 가장 큰 것은 역설적으로 행복을 발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 나를 그냥 두어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특별히 감사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아도 됩니다.
좋은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 산 하루도 아닙니다.


평범한 하루는 그냥 평범한 하루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내일을 살아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는 왜 행복하지 않지?”
라고 자신을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별 느낌이 없었구나.”
하고 바라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

오늘은 일부러 행복한 일을 찾지 않겠습니다.
대신 잠들기 전에 자신에게 딱 한 번만 물어보세요.


“오늘 내 마음은 실제로 어땠지?”
좋았다면 좋았다고 하십시오.
힘들었다면 힘들었다고 하십시오.
별 느낌이 없었다면
“그냥 평범했다.”
라고 해도 됩니다.


오늘의 미션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감사한 일을 세 가지 적을 필요도 없습니다.
긍정적인 결론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실제로 느낀 것과 다른 답을 만들지만 않으면 됩니다.

 

『행복학교』 오늘의 기록

이번 실험의 결과는 아주 짧습니다.
“못 느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답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행복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 답도 남겨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행복학교라고 해서 매일 행복해져야 한다면 그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배우려는 것은 항상 행복한 사람이 되는 방법이 아니라,
내 삶에서 실제로 무엇이 나를 조금 더 편안하게 하고, 무엇이 마음을 움직이고, 무엇은 아무런 변화도 만들지 않는지를 알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못 느꼈다’도 훌륭한 관찰 결과입니다.

 

마치며 : 행복하지 않았던 하루도 내 하루입니다

오늘은 행복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오늘 하루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행복은 매일 시험을 치러 받아야 하는 점수가 아닐 것입니다.


어떤 날은 기쁘고,
어떤 날은 홀가분하고,
어떤 날은 힘들고,
또 어떤 날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 모든 날이 모여 우리의 삶이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행복학교』에서는 억지로 좋은 답을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직접 해보고 좋았다면 좋았다고 기록하고,
별 차이가 없었다면 없었다고 기록하고,
오히려 불편했다면 그것까지 남겨보겠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솔직하게 쌓인 기록 속에서야 비로소 나에게 맞는 행복의 모습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작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오히려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으신가요?
별것 아닌 일에도 행복을 잘 느끼는 편인가요, 아니면 직접 무언가를 했을 때 마음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는 편인가요?


“오늘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런 날이 여러분에게도 있었는지 댓글로 편하게 이야기해 주세요.